환율이 오르면 주식이 빠지고,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경기침체가 온다. 저도 예전에는 이런 공식을 꽤 믿었습니다. 시장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는 몇 가지 지표만 외워두면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시장을 겪어보니 그렇게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고금리가 오래 이어졌는데도 AI와 반도체 기업들의 투자는 오히려 커졌고, 장단기 금리 역전 역시 생각보다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과거 공식이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제는 하나의 지표만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더 위험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장단기 금리 역전, 이제 의미가 없는 걸까제가 가장 헷갈렸던 지표 중 하나가 장단기 금리 역전(Yield Curve Inversion)이었습니다. 단기 국채 금리가 장기 국채 ..
예전에는 AI 관련주를 볼 때 거의 엔비디아부터 확인했습니다. AI 투자가 늘어나면 GPU가 더 많이 팔릴 것이고, 결국 가장 직접적으로 돈을 버는 회사가 엔비디아라는 생각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너무 단순하게 봤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반도체 주식을 들고 있으면서 몇 번 크게 흔들리고 나니 실적 하나만 잘 나온다고 주가가 계속 올라가는 것도 아니었고, 엔비디아가 잘된다고 모든 AI 관련주가 같이 움직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요즘은 오히려 다른 쪽을 먼저 보게 됩니다. AI 산업 전체에서 지금 가장 부족한 게 뭔지, 그리고 그 부족함이 다음에는 어디로 옮겨갈지를 보는 쪽입니다.GPU 다음은 전력이었다, 엔비디아가 직접 움직이는 이유AI 열풍 초반만 해도 모든 이야기가 GPU 부족으로..
빅테크 실적 발표 시즌마다 매출과 EPS만 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AI 관련주를 투자해보니 정작 중요한 숫자는 따로 있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 성장률 82%, AWS 37%, 애저 43% — 이 클라우드 수치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쏟아붓는 CAPEX 규모를 함께 읽어야 비로소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클라우드 성장률이 말해주는 것솔직히 처음에는 AI 기업 실적을 볼 때 클라우드 매출 성장률이 이렇게까지 중요한 숫자인지 몰랐습니다. 그냥 전체 매출이 늘었으면 좋은 거 아닌가 싶었는데, 직접 분기 실적을 여러 번 따라가다 보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이번 실적 발표에서 구글 클라우드는 전년 동기 대비 82% 성장이라는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는 43%, 아마존 ..
AMD 실적 발표 날, 저는 솔직히 이건 오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매출도 예상치를 넘었고, 3분기 가이던스도 높게 나왔거든요. 그런데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곤두박질쳤습니다. 처음 이런 장면을 목격했을 때 이해가 안 됐는데, 지금은 이게 지금 미국 반도체주 시장의 본질이라는 걸 압니다. 숫자보다 기대치가 먼저고, 매크로가 분위기를 결정합니다.반도체주를 흔드는 매크로 변수, 저도 뒤늦게 알았습니다미국 주식을 처음 시작했을 때 저는 기업 실적과 차트만 봤습니다. 엔비디아가 좋은 분기를 냈다, 마이크론이 흑자 전환했다 — 이런 뉴스만 보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기술주 분위기가 장기물 국채 금리 하나에 확 달라지는 걸 체감하기 시작했습니다.장기물 금리(Long-term Treasury Yield..
주가가 내려가면 사람들은 이상한 논리를 만들어냅니다. 올해 들어 반도체 섹터가 흔들릴 때마다 "결국 공급 과잉이 오는 거 아니냐"는 말이 커뮤니티와 리포트 사이를 오갔습니다. 제가 직접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들고 이 구간을 버텨보니, 주가와 펀더멘털이 따로 노는 시기에 가장 무서운 건 시장이 아니라 제 안의 불안이었습니다. 팩트는 달라지지 않았는데 마음이 먼저 흔들렸던 그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보려 합니다.쇼티지는 현실인데 주가는 왜 빠졌나반도체 주가가 꺾이기 시작하자 제 주변에서도 "이미 피크아웃 아니냐"는 말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빅테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멈추지 않았고, HBM 납품 일정은 빽빽하게 차 있었는데, 주가만 마치 공급 과잉이 이미 시작된 것처럼 움직였으니까요..